휴대폰 정전기 막는 칩 바리스터·무선충전안테나 등 세계 1위

[글로벌 점프! 강소기업이 떴다] [5] 아모텍

“다른 회사들이 모두 ‘제품’ 개발에 매달릴 때 우리는 ‘소재’에 집중했습니다. 스마트폰용 부품 시장에서 오히려 전기(電氣)가 흐르지 않는 세라믹 소재를 활용한 신제품에 몰두해 벌써 2~3개 부품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 본사에서 만난 김병규 아모텍 회장은 “세라믹 소재 부품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TDK, 무라타제작소 등 일본의 초일류 소재 부품 업체 서너 곳을 제외하고는 한국의 아모텍뿐”이라며 “5년 내 1조원대 기업으로 거듭나 일본 소재 기업과 세계시장을 놓고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 10일 인천 남동구 남동공단에 있는 아모텍 본사 세라믹 칩 제조 라인에서 김병규 회장이 세계 1위인 감전방지소자 회로도를 들어 보이고 있다. 감전방지소자는 스마트폰 등에서 감전을 막는 세라믹 칩이다. 김 회장은“소재 기술력이 아모텍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주완중 기자

김 회장이 1994년 설립한 아모텍은 스마트폰 같은 IT(정보기술) 기기에 쓰이는 칩 바리스터(varistor·정전기 방지용 부품)와 감전(感電) 방지 소자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소재 부품 회사다. 예컨대 메탈(금속) 스마트폰을 충전할 때 감전을 막는 감전 방지 소자는 전 세계에서 이 회사가 가장 먼저 개발했다. 증권업계에서 추산하는 지난해 실적은 매출 3300억원에 영업이익 440억원이다. 세계 50국, 250여개 업체에 판매해 수출 비중이 65%에 달한다. 올해는 스마트폰용 부품 시장의 성과를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인 자동차 전장(電裝·전자 장비) 부품 분야를 공략해 매출 4000억원과 영업이익 550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금속공학 연구원 출신 창업가

김 회장은 전 세계 수천개 부품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스마트폰용 부품 시장에서 아모텍이 20여년간 성장한 비결로 ‘소재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소재를 잘 아니까 일반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바뀌는 환경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며 “고객들의 요구(Needs)를 맞춰 생산 라인을 그때그때 바꿔서 맞춤형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순발력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애플 등과 10년 넘게 공동으로 각종 신규 부품의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텍
김 회장은 본래 서울대 금속공학과에서 박사를 마친 소재 전문가다. 당시 담당 교수로부터 “교수 자리를 알아봐 놓았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중소기업 연구소 생활을 10년 한 뒤 창업했다. 아모텍이 처음 내놓은 제품은 PC용 정류기(교류를 직류로 전환하는 장치)였다. 본격 적인 성장은 아모텍이 2000년 국내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칩 바리스터부터 시작됐다. 스마트폰 등 무선 IT 기기의 주요 회로를 보호해주는 절연체 부품이다. 회로가 복잡해질수록 절연체가 더 많이 필요하다. 회로 간 전기가 엉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는 “칩 바리스터는 가로·세로 1㎜ 크기 알갱이로 스마트폰 하나에는 열 개 정도가 들어간다”고 했다.

이 회사는 이 밖에도 2012년에는 지하철 요금 등 스마트폰 결제에 필요한 NFC(근거리 무선 통신) 안테나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이후 무선 충전 안테나, 감전 방지 소자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스마트폰용 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차량용 부품 시장을 발판으로 1조원 기업으로 도약

車 전장 부품으로 영역 확대 “5년내 1조원대 기업될 것”

김 회장은 올해부터 자동차 전장 부품을 본격 육성할 계획이다. 자동차용 부품은 아직 전체 매출에서 10% 정도다. 그는 “자동차가 거대한 전자 기기로 변화하면서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정전기나 전자파를 막는 부품들이 필요해지고 있다”며 “자율 주행차 한 대에 안테나만 10개 이상 들어가고 디스플레이, 반도체도 늘어나면서 전자파나 정전기를 방지하기 위한 절연 부품 수요도 대폭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 300억원 안팎의 자동차용 부품 매출을 3~5년 동안 10배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다.

아모텍은 전장 부문에서도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작년에는 이탈리아의 자동차 회사 피아트크라이슬러가 선정한 ‘최우수 협력업체상’을 수상했다. 삼성이 인수한 세계적인 음향·전장 업체 하만과 공동 수상이었다. 그는 수상 배경에 대해 “피아트크라이슬러의 고객 불만을 분석해본 결과 우리 부품으로 인해 불만은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에 납품해온 것처럼 자동차 시장에서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 부품이 자리 잡으면 1조 클럽(매출 1조원) 가입도 먼 미래의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6/2018011602928.html#csidx2abb80ff04799a8909d2b91ba5597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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